"들은 대로 했더니 절로 회사 성장…27년째 개근 이유죠"

입력 2021-10-17 17:59   수정 2021-10-18 02:04


“매주 강의 내용을 메모해 임원 회의에 전달하고 조직에 적용하려고 합니다. 특히 최근 접했던 김상균 강원대 교수의 《메타버스》는 코로나19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은행의 상담과 고객 응대 시스템을 준비하는 데 많은 자극이 됐습니다.”(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서울경영대학원의 53기 경영자독서모임(MBS)이 18일 개강한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경영자독서모임은 1995년 시작한 누적 수강 인원 7000명 규모의 국내 최대 온·오프라인 독서 모임이다.

매년 2기수씩 진행되는 이 수업은 경제·경영, 인문·사회, 문화·예술 등 각 분야의 책 20권을 두루 읽는다. 매주 월요일 교재로 선정된 책의 저자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게 커리큘럼이 짜였다. ‘고전’ 작품을 제외하면 저자 직접강의(직강)를 들을 수 있는 국내 출간 책만 다루는 것도 특징이다.

내년 3월 21일까지 진행되는 53기 과정에서는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역사학),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철학), 박상철 전 서울대 의대교수(의학),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기술경영) 등 각 분야의 권위자들이 저자 직강 연사로 나선다.

다른 경영대학원에서 강조하는 ‘네트워킹’에는 눈 돌리지 않고 오직 ‘독서’에만 집중하는 것도 특징이다. 단 한 번의 ‘술자리’ 없이 매주 두껍고 어려운 책을 예습하고, 깊이 있는 질의와 토론으로 진행된다.

독서 모임에 참여해온 경영인의 면면은 화려하다.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전 두산그룹 회장)은 22년째 경영자독서모임을 수강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큰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개인과 조직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모임”이라는 이유에서다. 조성식 포스코에너지 상임고문(전 포스코에너지 대표)은 “기업 경영에 새롭게 접목할 정보를 발굴하는 ‘아이디어 뱅크’ 같은 곳”이라고 평가했다.

20년 가까이 장기 수강하는 경영인도 드물지 않다. 김창중 대보해운 회장은 27년째 개근하고 있다. 18년째 수강 중인 하영목 스타코칭 대표는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관심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독서모임은 이를 보정하는 효과가 있다”며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로부터 얻은 인사이트를 매주 블로그에 정리해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경영인들의 주력 사업 분야는 모두 제각각이지만 책을 통한 배움이 경영의 실무현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김 회장은 “독서모임에서 들은 대로 경영했더니 회사가 저절로 성장했다”고 감회를 전했다.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는 “인문학 서적에선 조직문화를 개선할 아이디어를 얻고, 경영 서적에선 구체적인 경영 방법을 되돌아보며, 디지털 분야 서적에선 은행이 디지털 분야에서 어떻게 하면 뒤처지지 않을지에 대한 교훈을 얻는다”고 했다.

학계도 경영인 독서모임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조동성 서울대 명예교수는 1기 때부터 지금까지 주임교수를 맡으며 모임을 이끌어왔다. 김태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은 “경영자독서모임이 인문학적 소양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지식을 일선 기업을 이끄는 경영인들에게 꾸준히 제공했다”며 “한국 사회의 지식 축적에 적잖은 이바지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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